이루마-샤콘 (chaconne)
우울하다
오전 오후까지만도 기분이 참 좋았는데
나를 아는가 싶었던 밝은 미소의 아주머니도
북적이는 이마트에서의 독서삼매경도
한바퀴 휘 돌고
가족카드로 살짝 해결한 장보기 그로서리샤핑 ㅋㅋ
근데 집에 와서 영 우울하다
그냥 주말이 더 그런가봐
할 일이 없으면 더 그런가봐
사실 두어가지 아니 서너가지 너댓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냥 다시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
부유하는 먼지같은
보잘 것 없는 기분
사람이 사는 게 별 게 아닌가봐
시간이 잡을 수도 없이
흘러 가 버리면
무수했던 기회들은 영영 마주칠 수 없게 되어버리고
그럼 자연히
아 세상이 이렇게 버겁구나
이렇게 만만찮구나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없구나
..
어느 순간 나이를 먹어서
어느 순간 내 나이는 어른의 것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나는 마냥 그대로
내 잃어버린 십년
정말이지 뻥~~뚫린, 속에 아무것도 없는 십년이야.
그런데 그 십년이 내 평생에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끔찍해졌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