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중성화
오늘 강아지 중성화를 시켜주었다.
5차 접종 날이라 주사만 맞히려고 했는데 여쭤보니 4개월 지났으니 조금 늦은 감도 있는 거라며 오늘 하고 가라고 하시기에 급 결정!
0.5cm정도 절개고 금방 끝난다고 하여 별 걱정없이 진료실에서 기다렸다.
정말 금세 수술을 마치고 마취가 덜 깬 우리 강아지 등장.
병원 가기 전에 까불면서 산책하고 룰루랄라 갔는데 아련한 눈빛만 발사하고 일어나지를 못하니 왜ㅜㅡㅜㅋㅋ
집에 데려올 때도 이동장에서 찍소리도 안내고 누워서 고개만 들었다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얼음 자세.
그래도 동생들 오니 반가워서 잠깐 기립하신다. 마취가 점점 풀려가는지 중간중간 외마디 비명을 질러서 나 도 뜨악 나도 얼음.
잠깐 자리 비운 새에 낑낑대서 뭔가했더니 글쎄 생전 처음으로 방석에다가 쉬야를 했다. 그런데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고, 옷 벗겨내고 물티슈로 닦아주고 했더니 추운지 덜덜덜덜 떨면서 부동ㅜㅡㅜ
조심스레 어디다가든 옮겨줘도 앉지도 엎드리지도 않고 아련터지게 눈물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쳐다만 보길래 순간 미안하고 걱정스럽고 당황했다. 턱 밑에 인형이랑 수건이랑 쌓아서 키높이를 좀 맞춰주니 그제야 턱을 받치고 좀 잔다.
우리 강아지랑 오래오래 살고싶으니까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건 별다른 고민을 하지않았는데
그래도 본능을 거세했다는 사실에 좀 자책도 된다. 미안해 우리 강아지.
며칠 전 한 미용때문에 까슬까슬하면서도 부들부들한 머리를 쓰다듬으면 평온한 모습으로 스르르 눈을 감는데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이 작은 생명이 나에게 주는 기쁨이 적지않은 것 같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도록 함께하자.
조금만 참아 ㅜ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