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사랑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아무리 해 주어도 소용없고 사랑에 가득한 시선도 그녀에겐 위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의 시선은 외톨이로 만드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밀란쿤데라의 '정체성' 중-
'오른손'에 해당되는 글 23건
- 2014.10.17 정체성
- 2014.10.17 연인
- 2014.10.16 우는 여인
- 2014.10.16 연인
- 2014.10.16 lovers in pink
- 2014.10.14 lovers in blue
- 2012.05.18 군말 -한용운
- 2012.04.25 트루빌 바닷가의 까미유
- 2012.04.25 해변의 젊은 여인
- 2012.04.25 독서하는 여인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녀로서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불현듯 그녀는 알게 된다. 그는 자기를 알지 못하고, 앞으로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며, 그토록 퇴폐적인 모습들을 인식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그녀를 붙잡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내고 치러내야하는데, 그로서는 결코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알고 있다.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때, 그녀는 갑자기 깨닫게 된다. 나룻배에서 이미 그가 그녀의 마음을 끌었다는 것을. 그가 마음에 든다.
.....
그는 잠깐 뜸을 들인 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 중-
누군가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 이유마저 없어질 그런 필연적인 사랑.
나는 다음번 사랑. 그러니까. 어쩌면. 지금의 감정이 이 끌림에서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면. 좋을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에게 내 모든 걸 다 던져버리고 말겠다. 내 인생 전부를 오롯이 주어버리고싶다. 버리고싶은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들이 너무나 슬프다. 얼마간의 이 서로의 감정들이 끌림에 지나지않는다는 걸 알고있기에. 그에게 말해주고싶지가 않아서. 지난 겨울에도 혼자 눈물을 삼켰다.
왜 너는 이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려고 하지 않느냐고 나에게 아무리 반문해도 내 마음은 뒤라스 그녀와 같을 뿐이다.
그가 보고싶다. 아니 듣고싶다.
아니 보고싶다. 달려가고싶다.
르네 마그리트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한용운 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언젠가 저 눈멀게 답답한 하얀 천을 걷어냈을 때에도
여전히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면.
지금. 이 그림이 절실한 것은 이 그림의 함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 그림 자체, 보이는 그대로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와 나는 정말이지 이런 상태겠지.
미안해. 저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지 못해서.
여전히 난 삶에서도 사랑에서도 가장 바닥에 있는 첫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긔루어서 이 시를 쓴다.
-만해 한용운 시집의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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